현대화된 저승길

Posted by 나에요임마
2024. 1. 20. 19:17 Story/소설

저승도 현대화가 되었다. 첫날 작은 방 한쪽 벽이 유리로 되어 있었다. 유리창 너머에는 정원이 보였다. 그곳에서 모르는 어떤 남자 1명과 공유 태블릿 하나가 있었다.

 

침대 위에는 태블릿이 하나 달랑 있었다. 그 사람은 잽싸게 태블릿을 들어 무엇이 나오는지 보았고, 노래를 선택했다. 기쁜 듯이 뜨더니, 다음 곡으로 넘겼다. 그리곤 눈물바다가 된 채 침대에 누워 감상에 빠졌다.

 

그래서 내가 태블릿을 들어 다음 곡으로 넘겼다.

 

내가 예전에 알게 된 여자 후배의 영문 이름이 곡 타이틀로 나왔다. 의외? 딱히 별생각이 없었던 인물이었고 곡 내용은 그 때의 추억이 담겨 있었다. 옛 기억이 났다.

 

다음 곡으로 넘기니 그래도 기억하는 다른 여자 후배 이름이 나왔고 곡을 들었으나, 너무 옛날 내용이라 별로? 감정이 닿지 않았다. 솔직히 속으로는 업데이트가 좀 늦네…. 라는 생각이 났다.

 

만화도 볼 수 있었는데 각색된 그림체와. 보이스 음성도 나왔다. 내용을 다 듣고 읽으니, 화면에서 시험을 본다는 문구가 나왔다. 난 화들짝 놀라 태블릿을 껐다. 시험이라기에, 내용을 다시 숙지하기 위해서…

 

다시 켜보니 언어설정이 바뀌었다 아랍어, 프랑스어 등으로…. 나는 다시 보고 들을 수 없었다.

 

#장소의 변환

 

지하철역 같은 곳이다. 개찰구를 지나기 위해 표를 뽑아야 했다. 표를 뽑는 ATM 형태의 기기에 신분증을 꼽으면 받을 수 있었다. 난 주머니에서 지갑을 열어 내 운전면허증을 보았다.

 

어떤 이는 신분증이 없어서 당황해했고 내 앞사람은 하나의 신분증으로 ATM기기마다 표를 여러 개 발급 받았다. 뒤에서 지켜본 결과 신분증을 기기에 두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기에 들어 갔는데,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.

 

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. 내 뒤에 줄을 선 사람 중 한 명은 뭐 이렇게 오래 걸리냐며 나를 투덜거리며 보챘다. 난 가볍게 그 무시했다. 표를 발급받은 뒤 신분증까지 꼼꼼히 챙기고 나오며 말했다. 우리 부모님이 내게 준 이름인데 기억이 안 나면 어쩔 거냐면서.

 

표를 개찰구에 넣고 안인지 밖인지 모를 곳에 들어가게 됐다. 작은 지하상가라 여러 상품을 팔았다. 먼저 눈에 닿은 건 모자가게였으나 크게 관심이 없었다. 아 저승에선 필요한 장비가 있을 수 있던 거 같았는데 잘 모르겠라고, 되뇌며 사람들이 집합해 있는 장소로 발을 옮겼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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